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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차원의 관계

by 오하시스 2023. 8. 24.

일 마치구 회식 가기 전에 생각난 거 끄적!

인간의 생애 주기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다.
요새 드는 생각이, 인간은 각자 다른 듯 하지만 또 다들 자신의 욕구대로 살아가다 보면 결국 비슷한 흐름에서, 크게는 같은 범주 안에서 살아가는 거 같다.
그래서 생각한 흐름은 이렇다.

(1) 3차원의 세계[삼각형]
아기로 태어나서 성인에 이르기까지 무수히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렇게 외연이 확장되어 간다.
확장된 외연은 원이나 다름없다. 인간은 각자 고유의 개인으로서는 점(•)이지만 각 점(•)들은 2차원이 아닌 3차원의 공간에 두 발을 디디고 서 있는 이상 점의 표면적만큼 외부에 노출된다.  
그렇게 원에 포함된 무수히 많은 점들을 맞이하고 거기서 자신에게 맞는 친구와 지인과 선후배와 이웃 등등을 만들어 간다.
그렇게 원까지 늘어난 관계는 어느 순간 오만각형에서 오백각형, 오십각형 십각형 팔각형 육각형 사각형 삼각형으로 다층적인 군의 관계들로 정리할 수 있게 되어 간다.
여기서 가장 기본의 관계는 삼각형이다.
나, 너, 그리고 나와 너의 사이에 있는 제3자.
나와 너만 있으면 나와 너 사이에는 쉴 틈이 없다.
그래서 제3자가 있는 것이 차라리 완벽한 타자와의 만남으로서 나와 너의 건강한 관계에 도움이 된다.
삼각형으로 [이상적인 완전체]를 이루는 3차원의 공간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1. 기존의 것
1. 현재
1. 소속지
1. 집
1. 안정감
1. 편안함
1. 보수적

아기가 성인이 되어서까지도 이렇듯 안정적인 삼각형은 바로 엄마와 아빠[가정]이다.

(2) 2차원의 세계[선]
아기가 성인이 되어서 눈뜨게 되는 미지의 세계는 바로 새로운 이성과의 관계이다.
이것은 곧 내가 뿌리를 박고 있던 [가정]에서 가지는 삼각형에서 벗어난 다른 점(•)과 나의 점(•)을 잇는 또다른 선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나와 너만 존재한다.
나, 너, 그리고 나와 너의 사이에 있는 제3자.
나와 너만 있으면 나와 너 사이에는 쉴 틈이 없다.
그래서 제3자가 있는 것이 차라리 완벽한 타자와의 만남으로서 나와 너의 관계는 불완전하다.
불완전한 만큼 언제든 깨어질 수 있고 그래서 설렌다.
무한하지 아니하다는 불안함에서 오는 현재는 언제든 사라질 수 있다는 생각에서 더욱 애틋하고 짧은 찰나도 간직하고 싶을 만큼 소중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선분으로 [생동한 불완전체]를 이루는 2차원의 공간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1. 새로운 것
1. 미래(혹은 과거: 이성과의 이별 후 만남을 전제)
1. 지향지(목표지)
1. 타지
1. 설렘
1. 불편함
1. 진보적


(3) [다시] 3차원의 세계[삼각형]
어느덧 이성과의 유한한 관계, 즉 이별과 만남의 반복인, 자신이 소속된 기존의 삼각형에서 벗어난 점들과의 반복된 선분짓기에서 벗어나, 점은 또다른 하나의 점과 이어진 선분에서 새로운 삼각형 만들기를 시도하고자 하는 시기가 비로소 온다.
이는 곧 현대 사회에서 결혼과 출산을 의미하며 그로써 인간은 자신이 소속되었던 기존의 가정[삼각형][기존의 이상적인 완전체]과 다른 새로운 가정[삼각형][새로운 이상적인 완전체]을 꾸리게 된다.

만약 또다른 하나의 점이 인간이 아니라면?
그래도 인간은 결국 새로운 이상적인 완전체를 어떻게든 가지기 마련이다.

그것은 예컨대 곧 나와 강아지(반려동물)와 다육이(반려식물)를 이은 삼각형, 또는 나와 변호사 업무(직업)와 미술관(취미생활)을 이은 삼각형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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