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45 2021. 7. 10. (土) 긍정적인 예감 2021. 7. 10. 몸값이 비싼 돼지보다 작고 귀여운 돼지가 되고 싶다. 몸값이 비싼 돼지도, 작고 귀여운 돼지도 잡아 먹힐 위험이 없다는 점에서는 매한가지로 행복한 위치에 있다. 특히 작고 귀여운 돼지는 주변으로부터 예쁨을 받으면서 윤택한 삶을 유지하고 주인에게도 금전적인 부담을 주지도 않으면서 존재만으로 행복을 선사해 주기 때문에 아주 복스러운 돼지이다. (이 경우 주인은 이미 돼지와 사랑에 빠졌기에 돼지를 죽여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일찌감치 포기하였을 것이다) 제일 위험한 것은, 몸값이 그리 비싸지도 않은데 먹음직스럽게 살이 통통하게 오른 돼지이다. 사료를 많이 먹지도 않는데도 살이 쉽사리 오르는 돼지 종자는 통상 그에 비례하여 몸값도 오르기 마련인데, 시장에 알려진 것보다도 살찌는 능력을 더.. 2021. 7. 10. 2021. 7. 3. (土) 뇌청소가 필요해 나의 게으름 력(力)을 간과하고 '토요일 토요일 낮에'라고 제목을 지어버린 것 같다. 그치만 '토요일 토요일 밤에'에서 모티브를 얻어 지은 것인데 '밤'과 '낮'은 대조적이라는 점에서, '밤'이 아닌 모든 시간을 '낮'이라고 볼 수 있고, 그렇다면 저녁 시간 정도는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정도의 시간이니, 해석자에게 유리하게 '낮'이라 볼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사전을 뒤져보니 낮은 해가 떠서 질 때까지의 동안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오늘 같은 여름에는 일몰 시간인 저녁 8시전까지 '낮'으로 판명되었다) 한편, 이번 주에는 말할 수 없는 비밀같은 경험과 생각들이 두뇌를 덮어 버려서, 일기를 쓰기가 참 곤란하다. 이것들을 어서 말할 수 있는 비밀로 전환시키기 위해 머릿속을 정리해 보아야겠다. .. 2021. 7. 3. 2021. 6. 26. (土) 고생한 윗사람에게 2021. 6. 26. 4시간 전까지 친언니 생일 기념으로 보깔리노(영어에서 자음이 두개 들어가면 사실 된소리로 발음해야 한다)에서 포식을 하느라 일기가 늦었다. 에피타이저로 멜론과 바닷가재, 햄, 메인으로 또다시 햄과 소시지가 들어간 피짜, 노란 토마토와 잣페스토가 들어간 파스타, 문어가 들어간 파스타, 디저트로 자몽케이크가 나왔다. 식전빵도 두개나 나왔는데 아티초크가 올려진 크림치즈가 곁들어 나왔다. 무난한 치아바타(이탈리아어로 슬리퍼!)와 토마토, 올리브가 들어간 야채빵을 올리브유랑 크림치즈에 찍어 먹으니 환상(ㅠㅠ). 아웃백 시절부터 나는 식전빵과 스프를 가장 좋아해왔다. 어릴 때부터 좋아했기에 망정이지, 이제는 아무리 맛있다고 해도 식전빵을 몽땅 먹어치워서 메인을 못 먹는 실수는 하지 않는다. .. 2021. 6. 26. 2021. 6. 19. (土) 이름에 대한 단상 2021. 6. 19. 그저께 수원지방법원을 다녀왔다. 부장님 1분, 나보다 2년차 높은 주니어 변호사 1분, 나, 이렇게 셋이서 기일 출석 후 오후 늦은 시각 사무실로 복귀하는 길이었다. 주니어 변호사님과 부장님은 뒷자리에 앉으셨고 나는 기사 아저씨 옆자리에 앉았다. 카카오 벤티를 부르면 앞 좌석과 뒷 좌석은 묘하게 단절된다. 마치 커피숍에서 시험공부를 할 때 옆 테이블에 앉은 아주머니들께서 떠드시는 수다를 몰래 엿듣는 것 같은 재미가 있다. 나는 재미만 느끼고 부장님의 수다에 맞장구를 치지 않아도 되어서 내심 좋았다. 거의 도착할 무렵이었나? 택시 아저씨가 나와 같이 부장님의 수다를 엿들으시다가 우리가 변호사라는 사실을 알고 법 질문을 하나 하셨다. 사안은 이렇다. 본인은 ‘SKY 택시’라는 상호를 .. 2021. 6. 19. 이전 1 ··· 8 9 10 11 1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