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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2021. 8. 8. (日) 고성 여행 후기

by 오하시스 2021. 8. 8.

2021. 8. 8.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게 소중한 시간은 엉뚱한 데에서 온다. 지난주 금요일 아침 9시에 서울역에서 친구 2명과 함께 KTX 타고 강릉역으로 갔다. 강릉역에서더굿카 지니카라는 렌터카업체에서 미리 예약한 기아 모닝을 받은 고성으로 갔고, 고성에서 서핑을 에어비앤비로 예약한 아파트에서 맛있는 물회와 와인을 먹고 잤고, 다음날 맛있는 불쭈꾸미를 먹은 온더버튼이라는 예쁜 카페에 가서 예쁜 커피를 마셨고 바다와 함께 예쁘게 사진도 찍었고, 다시 강릉역으로 돌아와 이색적인 카페에서 예쁜 음료와 디저트를 먹고 사진을 찍고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서울로 컴백했다. 넘넘 재밌었다!

근데 넘넘 재밌었던 이유는 사실 여행이 예뻐서라기보다는 여행에 어딘가 어설프고 망한 구석이 있어서이다. 서핑을 하다가 수영복 안에 모래가 들어가고 오른쪽 허벅지에 멍이 엄청 크게 들었다. 처음에는 보라색이었는데 지금은 연두색이 되었다. 멍이 자주 들다 보니 드는 생각인데, 멍은 마치 오로라같다.

강릉역에서 렌터카업체까지 걸어가면 15 정도여서 픽업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고 걸어서 차를 찾으러 갔는데, 아무래도 짐이 많았기 때문에 명은 강릉역에서 짐들을 보살피고 있었고 나머지 2명이 걸어가서 차를 받아오기로 하였다. 차는 무사히 받았는데 아무래도 초보운전이어서 강릉역에서 그만 잘못 정차하고 말았다. 길가에 정차하면 것을 택시 대기 줄로 들어가 버린 것이다. 앞에 택시는 10 정도 서있었는데, 하필이면 성수기임에도 강릉역에 사람이 많지 않아 택시 줄은 빠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투썸플레이스에서 베이글로 점심을 먹을 하다가 다행히 택시 줄이 조금 빠진 아저씨 분들께서 양해를 해주셔서 중간 사이로 빠져 나올 있었다. 만약 강릉까지 가서 투썸플레이스에서 베이글로 점심을 먹었다면 하루 종일 우울할 했는데 다행이었다.

기아 모닝을 처음 받았을 기름은 25% 정도 차있었다. 보통 차를 생각하면 요정도 차있는 정도만으로 1시간은 충분히 운행할 있었기에 그대로 고하였는데 2/3 정도 갔을까 기름 칸이 E 가까워지는걸 발견하고 말았다. 우리는 중간에 양양에서 엄청 맛있는 수요미식회 방영 막국수 집에 예정이었는데, 일단 막국수를 먹고 사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기로 하였다. 그렇지만 이미 택시 대기 사태로 인해 일정이 지연되어서 오후 1시반 서핑 예약 시간까지 1시간도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15 정도였는데, 넘넘 다행히 맛집임에도 그날따라 대기 줄이 없어서 (전체적으로 성수기였지만 사람은 많지 않았다!) 구내식당에서 단련된 스피드로 막국수를 10분만에 흡입했다. 그렇지만 막국수는 너무 맛이 있어서 올해 먹은 음식 중에 다섯 손가락에 꼽힌다.

(#1) 양양에서 맛있는 막국수를 먹고 싶으면 꼭 가야 할 식당의 이름은 두구두구 "영광정 메밀 국수"!

다음에는 보쌈이랑 메밀 전병도 시켜야지

훌륭하게 일정을 소화한 차로 돌아왔는데 이제는 기름이 진짜 없어서인지 운전을 시작하자마자 삐삐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가장 가까운 주유소를 검색했지만 산속에 있던 막국수집에서 바닷가의 주유소까지는 차로 10분이 소요되었다. 보험회사가 기름 통을 손에 들고 우리를 찾아오는 장면이 머릿속에 어른거렸다. 별일이야 있겠어! 삐삐 소리는 점점 커졌고 우리는 에너지를 최대한 절약하기 위해 일단 에어컨을 엉덩이가 너무 뜨거워서 손잡이를 잡고 엉덩이를 들어 올린 열심히 기도를 하였다. 그래도 다행히 셀프 주유소에 무사히 도달해서 처음 해보는 셀프 주유를 훌륭히 마쳤다. 그런데 이게 웬일. 주유를 충분히 시동을 걸었는데도 똑같이 삐삐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차문이 완전히 닫겨서 그런가? 차문을 두세 정도 쾅쾅 닫았는데도 여전히 삐삐 소리가 났다. (점점 커지는 것도 같았다.)

어렴풋이 렌터카 언니가 문제가 생기면 남긴 휴대번호로 연락을 하라는 말씀을 하신 기억이 나서 전화를 하였다. ‘언니 처음에는 나지 않는 삐삐 소리가 자꾸만 나요 ㅜㅜ라고 하니까 바로사이드 브레이크 확인해 보세요!’라고 하셔서 확인을 해보니 사이드 브레이크가 그만 내려가 있었다. ‘차가 터질 했네요 앞으로 조심하세요!’

우리는 그렇게 기아 모닝에게 몹쓸 짓을 하면서 강릉에서 고성까지 향하고 있었다.

수고가 많았던 우리의 기아 모닝

나는 서핑을 하러 갔지만 시도에 서핑보드에 가격을 당하여 허벅지가 작살나면서 바다 공포증에 걸리고 말았다. 그렇지만 바다는 넘넘 예뻤고 모래사장은 넘넘 따뜻했고 날씨는 넘넘 더워서 피부를 감싸는 더운 바람이 무척 안전하게 느껴졌다. 친구가 가져온 어머니의 스카프를 모래사장 위에 올리고 위에 몸을 뉘면 졸음이 사르르 행복했다.

시작은 창대했으나..

그런데 결국 친구는 서울로 돌아와서 스카프가 실종된 발견했다. 참고로 친구는 귀걸이도 잃어버렸는데, 나는 셀프 주유를 하다가 팔찌가 주유구에 끼어서 박살 났고 (차마다 주유구를 여는 방법이 다르고 기아 모닝은 앞좌석에 벨브를 당겨야 하는데 나는 강제로 열려고 시도를 하였던 것이다) 다른 친구는 한달 동안 끼어도 문제 없는 렌즈를 모두 잃어버렸다.

우리 모두 소중한 잃었지만 소중한 추억을 득템했다. 나는 그런 여행이야말로 값지다고 생각한다. 서울에서는 잃어버리려고 시도해도 쉽게 잃어버릴 없는 것들을 여행지에서는 너무나 쉽게 잃어버리고, 심지어 잃어버리는 순간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하지 못하며, 잃어버리거나 말거나 별로 개의치 않게 된다. 마음이 태평양처럼 넓은 장수가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서울로 돌아오면 다시 예민하고 조심스러운 근로자가 되지만, 매번 자주 여행을 하다 보면 진짜 장수가 있을 것도 같다. 앞으로도 멤버로 자주 재미있는 좌충우돌 여행을 하고 싶다 ♡

(#2) 친구가 보험 설계사처럼 열심히 홍보 중인 불맛이 제대로 나는 불쭈꾸미 집 이름은 "봉포 불쭈꾸미"! 서핑을 하러 간다면 서핑하는 곳 바로 근처라 찾아가기 참 좋다


(#3) 사진 찍을 스팟이 많고 커피랑 빵도 맛이 있는데 가격도 합리적이어서 SNS를 즐겨 하는 여자 사람이라면 꼭 가보면 좋을 카페 이름은 "온더 버튼(On the button)"!

(#4) 강릉역에서 기차 시간이 뜰 때 기차역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에 있어서 가기도 좋고 요렇게 이쁘고 맛있는 디저트를 파는 동네 카페 이름은 "홀리데이 빈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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